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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is a famous doctor.” 이 문장은 영어를 어느 정도 공부한 사람이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문장이다. “그는 유명한 의사이다.” “그 사람은 유명한 의사이다.” 등등... 다음의 한국어 문장을 보자. “미국의 저명한 심장병 전문의가 어제 한국을 방문했다.” 위 두 문장에서 “famous”와 “저명한” 두 단어의 뜻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보통 “famous”를 “유명한”으로 번역하는 것일까? 여러분은 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영어 단어를 암기할 때 이에 대응하는 한국어 단어를 쌍으로 하여 뜻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래서 “in spite of”는 “∼에도 불구하고”, “in order to do”는 “∼하기 위하여”라는 식으로 단어의 뜻을 고착화시킨다. 따라서 “famous”라는 단어가 나오면 무의식적으로 “유명한”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것이다. “famous”라는 단어는 과연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나의 경우 “famous”라는 말을 듣게 되면, 우선 어떤 사물, 사람, 사건 등이 떠오르고, 많은 사람들의 뇌 그림과 그 안에 이러한 사물, 사람, 사건 등이 들어 있는 들어 있는 만화의 한 장면이 그려진다. 만약 이러한 장면이 연상된다면, 우리는 '고정된 뜻'의 감옥에서 벗어나, “잘 알려진”, “저명한”, “이름 있는”, “누구도 잘 아는” 등의 여러 가지의 단어로 “famous”를 번역할 수 있다. 필자는 자주 다음의 질문을 한다. “war”의 뜻을 알고 계십니까? 대부분은 “전쟁”이라고 한다. 그러면 “전쟁”의 뜻은 무엇인가? 한자 풀이를 하면 싸우고 다투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싸우고 다투면 다 전쟁이 되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매일 전쟁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전쟁”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우선 군인, 전투기, 대포, 전차, 핵무기 등이 떠오르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무기 등에 의한 죽는 광경이 이어질 것이다. 곧장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이 이 단어에 들어 있는 것이다. 사전이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것들은 알기 쉽고 명료하게 정리한 정의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어 학습에 있어서 사전을 잘 사용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다. 허나 단어를 익히거나 번역할 때 단순히 사전적 의미에 얽매여 단어와 단어를 일대일 대응시키기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연상 능력을 발휘하여 그 단어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장면을 형상화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사전은 추종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참조한 후에는 극복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