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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박철우 코치 “우리 야구장에서는 만나지 말자.” 아들 박세혁 “최종목표? 아버지 뛰어 넘는 겁니다.” 그라운드 위의 부자(父子). 이들에게 야구장에서의 만남은 그리 달갑지가 않다. 아버지는 KIA 2군 타격코치, 아들은 1군 무대 진입을 위해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선수다. 박철우(49) 코치는 “올해는 야구장에서 만나지 말아야한다. 우리가 야구장에서 보려면 세혁이가 2군에 있어야하지 않겠냐고”고 했다. 두산 포수 2년차 박세혁(23)도 “아버지 얼굴은 집에서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통하는 부자다. 김진욱(53) 두산 감독은 "올해 박세혁을 주목할 만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은 "세혁이가 투수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투수들의 공을 받을 때 항상 파이팅이 넘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 포수로서 아주 좋은 기질을 가졌다. 캠프에서 본인이 많이 노력하고 크게 성장했다. 지금 (양)의지의 백업으로도 손색이 없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된다"고 치켜세웠다. 박세혁은 일본 미야자키 캠프 내내 강성우 배터리 코치에게 1:1 지도편달을 받았다. 룸메이트 홍성흔도 그에게 좋은 스승이 되어 줬다. 박세혁은 “방에 함께 있으면서 참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줬어요. 포수로서 갖춰야할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마음가짐과 타격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잘 챙겨줘서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캠프 연습경기에서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출전기회를 얻었다. 그는 9경기(3경기 선발 출장)에 나서 0.250(12타수 3안타)의 타율을 올렸다. 출루율은 0.308. 투수 리드, 블로킹, 경기 운영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성장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세혁이에게 기회를 주고 경험을 쌓게 할 것이다. (최)재훈이와 백업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전 엔트리 포함도 노려볼 만하다. 박세혁의 성장 뒤에는 항상 그를 채찍질하는 아버지 박철우 코치가 있었다. 서로에 일 때문에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얼굴보기 힘들지만, 항상 전화기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눈다. 박세혁은 “아버지는 여전히 저를 불안해하세요. 통화할 때마다 항상 걱정을 하시면서 '겸손해라, 낮춰라, 항상 배운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라'라고 말씀하세요”라고 했다. 박철우 코치는 해태시절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던 선수다. 해태와 쌍방울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12시즌 통산 372타점 59홈런 0.278(2519타수 701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1989년 해태시절 팀 한국시리즈 4연패에 일조하며 그해 한국시리즈 MVP와 더불어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박세혁은 그런 아버지 밑에서 야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야구를 하겠다고 하자 박철우 코치는 남들은 힘들다는 이유로 기피한다는 ‘포수’직을 제안했다. 박세혁은 "아버지가 포수하면 야구를 오래 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프로에 오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구요. 포수의 수가 워낙 적으니까요. 아버지 말씀 듣고 포수 선택하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고려대를 졸업한 박세혁은 2012년 5라운드 전체 47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이었던 지난해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 들이 많았다. 단 6번의 1군 경기를 그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박세혁은 “경험을 통해 배운다는 말이 무엇인지 깨닫는 시간이었다. 올해는 더 많은 시간 들을 1군에서 보내고 싶다”고 했다. 이유 있는 잔소리다. 박철우 코치는 "조금 잘한다고 으쓱대고, 조금 성장했다고 나태해 진다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세혁이는 이제 2년차 선수다. 아직까지 갖춘 것보다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아마 세혁이가 은퇴할 때까지도 그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아들은 아버지 앞에 서면 작아지곤 한다. 박세혁은 "아버지는 언젠가 제가 넘어야할 산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산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나중에는 '박철우 코치 아들 박세혁'이 아닌 '박세혁 선수 아버지 박철우 코치'로 불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세혁에게 아버지 박철우 코치는 든든한 조력자이자 뛰어넘고 싶은 라이벌인것이다. 아들의 말을 전해들은 박철우 코치는 “꼭 그래 주길 바란다”고 했다. 아들의 다짐이 대견스러운 아버지의 마음이다. 출처: http://isplus.joinsmsn.com/article/606/10937606.html?clo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