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대영 사장과 이은용 교수(왼쪽부터). ■ ‘카페 마놀린’ 강대영·민승경 부부 때는 금융위기 직후였고, 커피는 믹스가 대세인 시절이었다.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난 뒤 ‘좋아하는 것을 하자’고 시작한 것이 카페였다. 2002년 ‘카페 칸타타’로 시작해 현재의 ‘카페 마놀린’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운영자 강대영(47)·민승경(43) 부부의 끊임없는 커피 공부였다. 다음은 민승경 실장과의 8문 8답이다. 편집자 주 ▲민승경 실장이 스팅우유를 만들고 있다. 창업 당시엔 믹스커피가 대세 원두 알리려 핸드드립 시연도 인테리어보다 커피 투자해야 -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 당시 남편은 업무상 외국 바이어들을 자주 접해야 했다. 그때마다 바이어들이 원두커피를 사왔었는데, 조금씩 마셔보니까 맛있더라. 당시에 난 믹스커피를 즐겨 마셨다. 얼마 후 금융위기가 찾아왔고, 남편과 ‘이젠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논의가 나왔다. 이야기해보니 답은 커피더라. - 집은 수원인데 카페 위치는 동덕여대(서울 성북구) 앞이다. 어떻게 여기로 터를 잡았나. ▶ 처음에는 강남 근처를 알아봤다. 그런데 동덕여대 근처에서 카페를 하는 지인이 가게를 인수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대학교 앞에서 장사를 하면 방학 때는 한산할 것이고, 그러면 어린아이와 보낼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1~2년만 여기서 하자는 계획이었는데 주저않게 됐다. - 말했듯이 당시는 믹스커피가 대세였다. 고객에게 원두커피를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 학교 앞이다 보니 학생들을 타깃으로 해야 했다. 카페를 열기 전 우리 부부는 커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고, 여기서 생각해 낸 것이 ‘커피 스쿨’이었다. 여러 명을 한꺼번에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1:1 전략을 쓴 것이다. 커피 스쿨에서 배운 사람들을 통해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한 학기가 지날수록 매출이 올랐다. 또 핸드드립 커피를 알리기 위해 아메리카노를 시킨 손님 앞에서 핸드드립을 하고 그 커피를 주기도 했다. 할인 판매는 잘 안했다. - 시작하기 전에 목돈이 필요했을 텐데. ▶ 관리비, 보증금 등을 더해보니까 10년 전에 대략 1억3000만원이었다. 가게는 30평이다. - 동덕여대 주위에서 30평의 가게를 오픈하려면 어느 정도의 금액이 필요한가. ▶ 2억5000만원 정도. 권리금,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포함이다. 최소한 2억원이라 생각한다. - 지금 보유하고 있는 커피 장비는 어떤 것들인가. 가격은. ▶ 국산 기계를 쓰고 있다. 1000만원 대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기계는 1㎏ 제품이 3000만원 정도로 알고 있다. 지금 갖고 있는 기계를 모두 합하면 4000만~5000만원 정도다. 카페를 하려면 로스팅 기계로 2000만~3000만원 정도 잡아야 한다. 에스프레소 기계는 보급형은 500만~600만원 정도. 좋은 기계를 쓰면 1000만원 정도 든다. 자동 그라인더는 250만~400만원 정도. 그외 제품들은 1000만원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 10년 운영했다.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부분을 더 보충하고 싶나. ▶ 커핑 공부를 시작했을 것이다. 10년 전에는 바리스타라는 개념도 희박했다. 로스팅도 마찬가지다. 그 때부터 커핑 공부를 했다면 지금 더 많은 노하우가 쌓였을 것이다. - 카페 창업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인테리어 비용은 아껴라. 대신 창업할 때 다른 커피를 많이 마셔보고 객관적인 커피 맛을 찾아라. 그리고 내 커피의 맛 이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 파악하라. 어떤 사람은 커피가 돈이 되는 분야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매출이 떨어지자 질이 안 좋은 원두를 쓰더라. 그건 퇴보의 길을 걷는 것이다. 정리 안소연 사진 정선식 영상 석진홍 기자 이은용 교수가 본 ‘카페 마놀린’ 부드럽고 진한 향의 커피 동덕여대 앞에서 10년이 넘도록 그 자리를 지켜온 카페 마놀린은 우리나라 커피 전문점이 시작되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2002년 오픈과 더불어 원두커피를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커피 아카데미를 개설하여 원두커피에 대한 많은 것을 알리는 데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으며, 장애인 바리스타 교육, 실버 카페 교육 등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커피를 통한 따뜻한 사회 만들기에도 열정을 갖고 임하고 있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카페 마놀린이 커피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를 시작하기 전부터 커피를 알고자 많은 노력을 했고, 또한 카페 오픈 후에도 그 노력은 계속되었다. 로스터인 남편과 커퍼인 아내가 상호 보완하며 운영하고 있는 카페 마놀린은 ‘가격에 합당한 커피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기치 아래 현재까지도 그 고집을 뚝심 가득하게 이어가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인수했을 때부터 문제점이었던 좁은 입구로 인해 2~3명의 고객만으로도 혼잡해 보일 수 있어 아쉬움이 남지만, 구조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되지 않는 이상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사이드 메뉴의 부재로 인하여 추가적인 매출을 올릴 수 없다는 아쉬움과 함께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커피 용품을 이용하여 자칫 밋밋하기 쉬운 인테리어에 한 번쯤 과감하게 손을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아쉬움을 뒤로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카페 마놀린이 갖고 있는 커피의 맛이라 하겠다. 첫 방문 때 마셨던 그 부드럽고도 진한 향의 커피 한 잔이야 말로 카페 마놀린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며, 내세우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다. 출처: http://www.fnn.co.kr/content.asp?aid=1e3ced4fe9bb4e119a1264c1eaf3ba9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