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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토종 커피 브랜드로 대기업 맞서는 임석일 세렌딥 대표 번화가는 물론 대학가까지 점령한 스타벅스, 탐엔탐스 등 기업형 커피전문점의 홍수 속에서 지역민의 입맛은 물론 문화까지 맞춘 ‘토종 브랜드’의 선전이 눈에 띈다. 500만 원짜리 커피트럭에서 시작해 이제 서울·전주 등 전국에 커피 체인점을 운영하는 임석일(34)씨의 가게도 그 중 하나다. 광주시 동구 서석동 조선대학교 정문에 위치한 카페 세렌딥(serendip). 임씨에게는 커피가 가게 이름처럼 그의 세렌디피티(serendipity. 우연한 행복, 뜻밖의 발견)였다. 전남대 임산공학과를 나온 임씨는 졸업 후 학동의 한 컴퓨터 대리점에서 일을 했다. 그때까진 커피라곤 자판기 커피밖에 몰랐다. 한마디로 커피와는 거리가 먼 인생이었다. 그런 그가 이 세계로 뛰어들게 된 건, 우연히 편의점에서 본 한권의 책 때문이었다. “국내 최초로 국회의사당 안에 카페를 연 ‘커피장인’ 이동진씨의 ‘비비남경 이야기’였어요. 핸드드립(손으로 직접 내려 커피를 만드는 방식) 커피를 그때 처음 알았죠” 자신을 믿고 커피에 열정을 쏟아 붓는 이씨의 모습은 임씨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책에 딸린 20g 생두를 직접 볶아보고 싶었다. 그때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점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묻고, 듣고, 맛보는’ 현장 실습을 떠났다. 2003년까지만 해도 광주에 핸드드립 커피가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로도 맛이 바뀌는 로스팅(생두를 볶아 원두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경험도, 지식도 부족했다.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하루 30∼40잔씩 커피를 마셨다. 위장약은 물론 로스팅기가 내뿜는 연기에 기침을 달고 살아야 했다. 그때는 “커피에 미쳐있었던 때”였다. 그런 노력 끝에 2004년 처음으로 그는 자신만의 커피전문점을 열게 됐다. ‘세렌딥’의 이름을 건 첫 가게는 다름 아닌 트럭. 직접 만든 ‘커피트럭’에 빌린 돈으로 구입한 에스프레소 기계가 전부였지만 그는 자신있었다. 하지만 인·허가 문제와 민원은 끊임없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과태료 때문에 손에 쥐는 돈이 없을 정도였다.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장사를 접어야 했다. 그러나 “찾아온 손님들이 ‘맛있다’라고 말해주는 게 너무 행복했다”는 그는 커피를 포기할 수 없었다. 몇 달에 걸쳐 다시 로스팅을 공부한 후, 그는 조선대 정문에 3.5평짜리 조그만 카페를 열었다. 그의 커피 공간은 이제 10평으로 늘어났다. 다른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6kg 짜리 중형 로스터기도 들였다. 세렌딥 체인점도 광주에만 15개, 전주 1개, 서울과 제주에 각각 1개씩 총 18개에 달한다. 손님들에게 최고의 커피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그에게 성공이란 달콤한 결실로 돌아온 것이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해 좋은 커피를 전했을 뿐”이라는 그의 진정성 있는 커피 사랑은 앞으로도 이어진다. 임씨는 “앞으로 세렌딥 커피 매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출처: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359990000488596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