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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나눔경영, 위기속에 빛난다 골목 커피가게 손잡고 반값 원두 합작 ‘相生 빅히트’ <3> 신세계 지난 1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삼곡리에 자리한 토종 커피 전문기업 쟈뎅의 커피 제조공장. 구수한 커피 향기가 가득찬 공장 안 대형 로스터(커피 생두를 볶는 기구) 설비 앞에 쟈뎅 관계자와 쟈뎅 제품을 납품받는 이마트 바이어가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커피 로스터를 가동하자 녹색의 생두가 점차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15분 후 온도는 223.5도까지 올라갔고 기계는 작동을 멈췄다. 잘 볶아진 원두가 냉각판으로 떨어지며 한순간 열기를 뿜어냈다. 노병간 이마트 바이어는 원두를 한 움큼 쥐더니 향기를 맡은 뒤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잠시 후 노 바이어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그제야 쟈뎅 관계자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장범수 쟈뎅 천안공장장은 “손으로 커피를 볶던 쟈뎅이 이마트의 품질과 위생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다 보니 어느새 국내 최대의 커피 로스팅 시설을 갖춘 업체로 거듭났다”며 “덕분에 원두커피 전문 제조업체로서의 인지도를 쌓게 됐다”고 말했다. ▲ 지난 1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삼곡리에 위치한 토종 커피 전문기업 쟈뎅의 커피 제조공장에서 쟈뎅과 이마트 직원들이 대형 로스터에서 갓 볶아져 나온 원두를 살펴본 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다. 이마트와 쟈뎅은 지난해 국내 원두커피 시장을 뒤흔든 상품을 내놨다. ‘브라질 세라도 원두’ 봉지상품을 반값에 출시했다. 준비한 1만6000여 봉지는 불과 2주 만에 동이 날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 두 회사는 급하게 추가 물량을 준비하기 위해 전례 없이 생두를 항공편으로 수송했다. 두 회사는 지난 10월 말에는 ‘콜롬비아 칼다스 원두커피’ 봉지상품을 선보이며 반값 원두커피 신화를 새로 쓰고 있다. 노 바이어는 “이마트는 생두 대량 매입과 유통단계 축소로 가격을 낮추고, 20년 노하우를 보유한 쟈뎅은 가공을 맡은 합작품”이라며 “이런 결실은 10여 년 넘게 협력해 온 신뢰가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1998년 커피전문점으로 시작한 쟈뎅은 이마트와 손잡으면서 이제는 커피원두·커피믹스·커피음료 등 커피상품을 만드는 제조사로 거듭났다. 쟈뎅이 커피 제조시장에 뛰어든 것은 IMF 외환위기 때문. 당시 연매출 5억 원을 기록한 쟈뎅은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 기존 커피전문점 사업으로는 더 이상 기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 이때 이마트에 커피믹스 상품 등을 납품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고, 지금은 편의점과 휴게소까지 진출해 커피믹스와 원두커피로만 연매출 200억 원을 올리고 있다. 윤상용 쟈뎅 사장은 “이마트와 협업을 통해 우리가 얻은 가장 큰 자산이 국내 최대의 원두커피 로스팅 공장”이라며 “이마트 측의 높은 기대치를 맞추다 보니 품질에 더욱 신경 쓰게 됐고, 결국 과감한 투자까지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쟈뎅과 같은 신생 협력업체를 발굴하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 윤리경영을 선언하면서부터다. 그 일환으로 2005년 중소기업 초청 박람회 개최를 정례화했고, 2007년에는 148개사에 품질·위생 관리 컨설팅을 제공해 오고 있다. 2008년부터는 20여 협력회사와 상생 비즈니스 모델(JBP)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상품 개발과 원가 절감, 마케팅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2007년부터는 전문업체들과 자체 브랜드(PL) 상품을 개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PL 상품 매출 비중은 25% 수준인 3조4000억 원에 달했다. 올해에는 4조600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마트의 상생 협력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중국 점포를 통해 국내 중소업체의 중국 시장 판로 개척도 돕고 있다. 중국에서 연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락앤락이 성공 사례다. 올해에는 코트라와 중국 상하이(上海) 지역 대표 3개점에서 한국 우수 중소기업 상품전을 열고 20여 개사의 제품을 알렸다. 2011년부터는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협력회사를 위해 시중은행과 연계한 동반성장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5배 확대한 1160억 원 규모로 늘려 중소기업 1000여 개가 실질적인 자금 지원 혜택을 받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협력회사 사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약 1000억 원을 들여 직원식당과 휴게실, 탈의실, 샤워실 등을 개·보수했고 정기 야외행사, 동호회,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협력사와 함께 가는 상생협력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120301032824152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