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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인가? 이 질문은 소설가의 자질에 대한 질문과 같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자질은 후천적인 노력보다 선천적인 재능에 의해 좌우된다고 한다. 필자는 반문하고 싶다. 그렇다면 왜 문학교육과 번역교육이라는 말이 존재하는지? 내가 알기로는 동화작가로 유명한 안데르센이나 셜록 홈즈의 저자 코난 도일은 어려서 할머니나 어머니로부터 수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유년기를 보낸 사람들이다. 또 다른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러한 재능은 어릴 때 길러져야지, 성년이 되고 난 후는 힘들다고. 맬컴X는 17세 뉴욕 할렘으로 가 범죄의 온상 속에 살다 절도죄로 교도소에 들어갔다. 그가 비록 소년기에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었지만 8학년(중학교 2학년)을 마치고 자퇴를 했기 때문에 그의 영어 문장 실력은 당연히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교도소 안에서 영어 공부뿐만 아니라 라틴어까지 독학할 정도로 학구열에 불탔다. 그는 결국 세계적인 흑인 인권 운동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비록 그가 소설가는 되지 않았더라도 그가 쓴 연설문이나 그의 언어는 많은 사람에게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는 비참한 유년기나 소년기의 성장과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만 한다면 뛰어난 소설가나 번역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흔히 사람들은 흔히 천재나 수재를 부러워한다. "저 사람은 머리가 좋으니까 얼마나 좋겠어. 한 번 보면 그냥 다 알잖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천재가 1시간, 수재가 하루, 보통 사람이 한 달 걸려서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고 하자. 깨달은 것은 결국 같은 것이 아닌가? 본인이 깨달았느냐 깨닫지 못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얼마 만에 깨달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비록 한 달이 걸렸다고 할지라도 수많은 인고와 고통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여 깨달은 것은, 뛰어난 직관으로 1시간 만에 깨달은 것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빨리빨리 문화에 너무나 익숙해져 이러한 속도감을 중요시하나, 사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비록 천재가 아니고 수재가 아니기 때문에, 번역가가 되는데 수많은 시간을 소비했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그가 번역의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그것이 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또한 필자는 자신의 경험에서 다음의 사실을 깨달았다. 수많은 밤을 지새우면서, 원문과 씨름하는 동안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통의 재능을 가진 번역 지망생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탁월한 번역가로 탈바꿈된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