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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를 잘 외우려면 열심히 종이에 적으면서 소리 내서 발음하면 돼.” “깜빡이 사용하세요. 반복학습이 되기 때문에 외국어 암기에 효과적입니다.” 정말 그럴까? 유명한 탤런트가 사용 후기까지 말하는데, 거짓은 아니겠지. 그런데 왜 우리는 외국인과 마주쳤을 때 쉽고 간단한 회화조차 하지 못할까? 그렇게 많은 단어를 알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정말 이상해. 뭐에 홀린 것일까? 내가 알고 있는 단어의 수는 저기 있는 미국인보다 훨씬 많은데...” 이것은 영어 단어를 암기할 때, 그 단어의 대표적인 뜻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만을 되풀이해서 암기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예전에 나는 일본 유학 시절에 마음이 답답하면 옥상에 올라 전경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어를 잘 하는 동료 일본 학생이 나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왔다. “좀 떨어져 주세요.”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되더니,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이렇게 높은 데서 어떻게 뛰어내려요? 농담이시죠. 자살하라는 말은 아니시죠?” 그녀는 “떨어지다”라는 말을 한국말의 대표적인 뜻 “위에서 아래로 내려지다”(금성출판사 국어대사전)으로 알아들은 것이다. 그래서 일상 회화에서 “떨어지다”라는 말을 명령어로 쓸 경우 “뒤로 물러나라”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설명해 주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경우는 다른 나라말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흔한 일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영어 단어를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내가 그 단어의 의미를 알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대표적인 뜻에 해당하는 한국어로 바꾸었을 뿐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내가 대학을 다니던 80년대는 지금과 달리 외국으로 가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외국인을 친구로 삼거나, 외국어 학원에 가서 회화를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 그 때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외국 선생님이 우리에게 이런 말을 끊임없이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사전 보지 마세요. 내 설명을 잘 듣고 그 말을 이해하세요.” 외국인 선생님은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예로 들어 단어나 표현을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단어를 암기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단어를 공부할 때는 일차적으로 그 단어가 사용되는 경우를 살펴보면서, 이에 해당하는 각 장면을 영화로 만들어 우리의 마음 속에 담아 놓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