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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회사와 의뢰자 간의 분쟁이 발생할 때 흔히 생기는 문제가 오역이다. 의뢰자의 입장에서 오역이란 단순히 번역문이 원문을 그대로 살리지 않는 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문제는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요세 한국어에 흔히 “교통문화”, “방송문화”, “음식문화” 등 다양한 단어에 “문화”라는 단어를 붙인다. “음식문화”라는 말은 영어권에서도 흔히 사용되기 때문에 관용화된 편이지만, “교통문화”라는 것은 영어권 사람에게는 생소하다. 왜냐하면 단어의 궁합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교통”이라는 단어가 “문화”라는 범주에 들어가는 데 너무 작은 개념의 범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뢰자는 “교통문화”에 대응하는 “transportation culture"라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오역이라고 한다. 이러한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한국어에 있는 개념이 영어에 없을 때, 번역자는 고통의 나락에 빠져든다. 어떤 이는 그냥 ”transportation culture"하면 돼지, 뭐 그렇게 고민을 하느냐 말하겠지만, 영어에도 쓰이지 않는 말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 이 때문에 수많은 번역가는 이와 유사한 단어를 찾기 위해 서적이나 인터넷의 망망대해를 떠도는 경우가 많다. 설사 그에 합당한 단어를 발견하였다 하더라도 “culture"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오역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또 다른 상황은 한국어는 접속어미를 사용하여 여러 개의 절을 연결해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문맥의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여러 개의 단문으로 잘라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도 원문그대로 접속사를 사용하여 하나의 문장으로 번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역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오역의 기준은 문자 그대로 해석을 했는가 아니면 원문 구조를 그대로 살리는가가 아니라 원문이 나타내는 그림을 번역문이 어느 정도 잘 살려내는가의 문제라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