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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을 하는 데 독서는 마음의 양식을 제공해 준다.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독서를 할 때 나는 저자의 표현에 중점을 둔다. 하나의 단순한 상황이라 해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만큼 인간의 생각과 감정은 천차만별이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주위의 번역회사로부터 번역사들이 한 가지 문체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의뢰자로부터 불평을 자주 듣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가령, 영어 원문이 단문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관계대명사와 접속사를 사용하여 중문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물론 번역물도 하나의 창작물이기 때문에, 소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문체에 치중할 수 있다. 하지만, 번역은 소설과 다르다. 번역하는 원문의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설과 기사의 문체는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계약서의 경우에는 영어와 한국어의 문체는 완전히 구별되기 때문에, 영한번역과 한영번역의 경우 모두 양 언어의 계약서 서식에 능통해야 한다. 필자는 번역 지망생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 “한국어 논문을 영어로 번역하려면, 영어로 논문을 작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번역은 단순히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작물을 잉태하는 작업과 같다. 심지어 하나의 문장을 번역하기 위해서 한 시간이나 걸리는 일도 있다. 왜냐하면, 원문에 나오는 단어의 개념이 번역하는 언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조어법을 사용하여 새로운 단어를 창조해야 한다. 인터넷이 없던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고자료를 열람하기 위해 영어책을 다량 구비하고 있는 미국문화원이나 도서관에 갔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의 보급으로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여러분이 항상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가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인해 우리는 얼마든지 알고자 하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가장 이상적인 번역이란 원문 저자의 문체와 비슷한 문체로 번역하는 것이다. 따라서 훌륭한 번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많은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문체를 개발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필자는 전에도 글쓰기는 후천적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번역도 마찬가지이다. 노력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인내하고 노력하라. 그러면 반드시 훌륭한 번역가가 될 수 있다. |